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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않은 길' 이야기
거인과 싸우는 법 ('13.04.10) 본문
아이리버라는 브랜드를 처음으로 접한 때는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시절, 2003년으로 기억된다. 브랜드가 어떻고, 상품성은 어떻다는 관념이 별로 없을 때였다. 아이리버는 그저 이름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의 대상이었고,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비싼 가격에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하던 아이리버 MP3 제품을 공짜로 얻었던 그 때를 분명히 기억한다. 모 온라인 인터넷 강의 사이트의 이벤트에 당첨되어서였다. IFP-100 아마도 128Mb를 저장할 수 있는 크래프트 타입의 파란색 모델이었던 것 같다. MP3플레이어가 하나 더 있던 나는 얼마지나지 않아 Panasonic에서 만든 친구의 CD Player와 내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를 교환하고 만다. 지금은 그 추억의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를 다시 만날 수 없지만, 그 당시, 아이리버 MP3가 그리고 그 브랜드네임이 내게 줬던 신선함, 그리고 그 자부심과 만족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로부터 10년 후, 아이리버를 다시 만났다. 점차 내게서 잊혀져갔던 그 이름, 아이리버. ‘거인과 싸우는 법’은 내가 막연히 추억하고 막연히 동경하던 아이리버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맛깔나게 풀어내고 있었다. 기존과는 약간 상이한 방식으로 말이다. 보편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들은 대게 이렇다. 칭찬과 성공담으로 일색이기 마련이고 ‘난 이렇게 사업에 성공했소. 나처럼 하시오’ 하는 천편일률적인 형식 담는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리버의 시작과 성장 그리고 위기, 실패의 모습까지 과감히 담고 있었다. 물론 지금의 아이리버가 과거의 영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기에 그런 것일 수 도 있었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깊숙한 창고 서랍 깊은 곳, 먼지가 가득 쌓인, 빛바랜 비디오테이프를 영사기로 돌린다. 하마터면 잊혀질 뻔한 소중한 '한 기업, 레인콤의 역사‘를 대중에게 전달한다. 마치 바닷가 모래사장, 파도가 너울대는 촉촉한 땅 위, 육지와 바다의 경계 속에서 하마터면 영원히 깊은 심해 속으로 사라져 버릴 번한 아름다운 조가비 하나를 발견하듯 말이다.
10년 만에 아이리버를 읽으며, 아이리버를 추억했다. 요즘 십대들은 결코 알지도 못하고, 추억하지 못할 그 것을 말이다. 아이리버의 그 중흥기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세대를 살았다는 사실이 기뻤다. 아이리버와 같은 기업이 단 하나라도 존재 했었는지를 생각해봤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으로써 트랜디하고 기술적인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한 기업은 존재했는가? 그렇다면 그 이름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내게 던져봤다. 만약 이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하튼,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나는 ‘레인콤’을 제외한 그 어떤 기업의 이름도 쉽사리 댈 수 없었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아이리버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건 결코 중요하지 않았다. 세계유수의 대기업들이 두꺼운 펜을 들고 긋고 있는 부와 경제, 그 시대 흐름의 선들, 아무도, 그 누구도 도전 할 생각조차도 없었고, 도전하지도 못했던 그 선. 그 선 위에 과감히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의 펜대를 들었던 이들, 자신만의 색깔을 그 위에 덧칠했던 이들, 그 이름은 바로 레인콤, 아이리버였다. 지금은 비록 다시 선의 흐름을 대기업에게 빼앗겼다 할지라도, 아이리버가 남긴 기업의 역사 속의 작은 방점은 여전히 세상에 존재한다. 그것도 아주 소중하게 남아 우리 가운데 역사한다. 그리고 그 방점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거인과 싸우려하는, 스타트업을 꿈꾸는 우리의, 그리고 내안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아이리버의 시작은 레인콤이었다. 그리고 레인콤의 시작은 바로 양덕준이었다. 양덕준 대표를 나는 결코 알지 못했지만, 그가 만들었던 신화 ‘아이리버’는 분명히 알고 또 추억하고 있었다. MP3플레이어의 시대가 지나갔을 뿐, 양덕준 대표가 만들어낸 브랜드 ‘아이리버’는 지금도 존재한다. 아직까지도 세계최고의 MP3 플레이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세상에 수많은 MP3 플레이어들이 존재했지만, 지금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모델은 몇 되지 않는다. 그 것들은 생명력을 가지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의미하는 ‘I’ 와 강을 의미하는 ‘RIVER’의 조합으로 이뤄진 아이리버는 아직도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아직도 살아있는 생명력을 만든 양덕준 대표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컨텐츠 사업으로의 전환 실패, 민트패스의 실패, MP3 플레이어 이 후 여러 가지 사업들의 실패로 지금은 잊혀진 것 마냥 보이는 이름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20대 30대가 공유하는, 그리고 세계가 공유하는 ‘아이리버’의 이름은 살아서 숨쉬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세상 밖에 나타날 그 때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선택’을 하고 또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선택의 연속에서 기업은 성장하고 추락한다. 이익을 남기고 때론 빚을 지곤 한다. 삼성의 임원 생활을 그만두기로 한 양덕준 대표의 그 선택, 레인콤을 창립한 선택, MP3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한 그 선택은 아이리버를 2000년대 중반의 엄청난 기적으로 만들어냈다. 만약 2000년대 후반과 지금에 이르기까지 양덕준 대표가 성공하는 선택과 결단으로 기업을 이끌어갔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만약 H10을 필두로 내세웠던 싸움에서 애플을 제치고 승자로 남았더라면? 규모의 경제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더라면? 아마 아이리버의 가장 큰 추락 요소로 작용했던 ‘Apple’과 같은 기업으로 까지 성장하지 않았을까? 물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내가 양덕준 대표와 아이리버의 성공을 가정해 보는 것은, 약간은 측은지심이 느껴지는 지금의 아이리버를 만든 저들을 탓하려 함이 아니다. 성공이라는 것이 현명한 선택에서 옴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명한 선택은 꼭 성공을 불러올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시간은 그저 흐를 뿐이고, 그 과정이 어떠하든, 그 선택이 어떠하든 결과는 나타난다. 성공, 그리고 실패라는 모습으로 말이다. 성공으로 나타난 모습은 이야기 한다. 자신의 과정들은 현명한 선택의 연속이었다고. 과연 그럴까? 나는 지금 동의 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아이리버와 함께 꿈꾸었던 양덕준 사장의 도전이 결코 실패가 아니라는 말을 대신하여서. 그는 변화를 꿈꿨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세계를 향해 도전했다. 선택에 따른 모든 결과물이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쉬움을 남기긴 한다. 하지만, 양덕준의 그 선택들이 만들어낸 현재의 상황. 나는 이것을 ‘아이리버를 통해 꿈꾸었던 양덕준의 성공’ 이라는 짧은 문장으로 갈음하여 말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스타트업 기업을 꿈꾼다. 내가 벤처기업경영론수업을 수강하는 이유이다. 수없이 많은 창업관련 서적들을 읽는다. 그리고 대회에 나가고 세미나에 참가한다. 하지만 지금 내 모습은 그 어떤 것도 만들어 내지 못한 그저 그런 존재, 꿈만 크고 실속 없는 존재로 보이기에 다름 아니다. 안정을 추구하고 싶을 때가 있다. 남들이 모두 따라가는 길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참 많다. 하지만 내가 지금도 넓은 길, 남들이 가던 그 길을 쫓지 않는 것은, 양덕준 대표와 같은 기업가들이 내게 던져주는 끝없는 도전과 열정 그리고 꿈에 대한 자극 때문이다. 양덕준 대표가 추구하던 브랜드의 가치와 진정한 포지셔닝에 대하여 배운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배운다. 무엇보다, 자신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 ‘삼성’을 포기하고 이름 없는 ‘레인콤’을 시작하던 그 도전의 모습과 그 용기 있는 마음을 배운다. ‘거인과 싸우는 법’,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양덕준 사장이 추구하였던 것 처럼, 세계를 향한 도전정신과 새로움에 대한 추구를 바탕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업’을 향한 발걸음 내딛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거인과 싸우는 법’을 시작 하며 저자는 ‘거인과 싸우는 법’을 이렇게 이야기 한다.
‘거인과 싸우려면 먼저 당신 스스로 거인이 돼야 한다. 거인과 같은 꿈의 크기를 가져야 한다. 적어도 거인을 거인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싸움을 시작할 수 있다.
저자의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짧은 내 생각 한마디를 보태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거인과 싸우는 법’을 정의하고 이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거인과 싸우는 법’ 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며 처음 떠올렸던 생각은 성경의 이야깃거리중 하나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양을 치러 다니며 하프연주를 좋아하던 막내아들 다윗, 키도 작고 생긴 것도 그저 순수하고 여리게만 생겼다던 다윗, 그 다윗이 이스라엘 민족의 많은 군대조차 이기지 못한 골리앗을 돌팔매질 한방에 쓰러트리고 만다. 기적이었다. 다윗은 여전히 작았고 골리앗은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컸지만 다윗은 골리앗이 없는 것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 하늘 앞에, 그리고 남들 앞에 부끄럼 없이 서는 정직함.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어서, 아니 모든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최선의 방책은 ‘정직’이라고 생각한다. 정직하지 않은 기업은 영속성있는 기업으로의 대계를 결코 꿈꾸지 못한다.
2. 내가 ‘거인’을 반드시 쓰러트릴 수 있으리라는 굳센 믿음.
저자가 말했던 것과 같이 내가 거인과 싸움을 시작할 수 있는 기본이 조건은, 거인을 거인으로 보지 않고, 거인과 같은 꿈을 가지는 것이다. ‘거인을 쓰러트릴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념을 갖는 것.
3. 골리앗이 예상하지 못했고 상상치 못했던 ‘돌팔매’라는 무기.
거인이 가지지 못한 무기, 거인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가져야한다. 작은 것일 수도 있고 큰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분명한 것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을 때, 거인은 우리의 예상치 못한 공격 앞에 맥을 못 추고 쓰러지고 만다.
거인의 밑으로 들어가 거인이 주는 거짓된 안정과 평화 속에서 살기보다, 거인과 맞서 싸우는 것을 택하겠다. 내가 이 책을 통하여, 그리고 이 벤처기업경영론 수업을 통하여 배운 것들을 무기로 하여서 말이다. 나는 행동력이 약하고, 가진 것이라고는 열정과 용기밖엔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거인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굳센 믿음이 있다. 그리고 이 믿음을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말겠다는 선한 의지와 신념이 있다. 돈도 부족하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마다 보잘 것 없지만, 나는 해 낼 수 있다. 나는 지금 나만의 물맷돌을 준비하며 단련중이다.
나는 지금 거인과 싸우러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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