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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않은 길' 이야기
하노이에 산지 벌써 햇수로 6년이나 되었다.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았고, 앞으로도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 도시를 떠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제 하노이는 내 삶의 완전한 두번째 고향으로 자리 잡았다. 특별히 하노이에 살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다. 베트남을 선택했고, 자연스럽게 나라의 수도(Capital)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뿐이다. 그 때의 선택이 지금 와서는 바꿀 수 없는 삶의 배경이 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는 전라북도의 전주全州다.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학창시절 대부분을 이 곳에서 보냈다. 전주는 전라북도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광역시도 아니고, 이렇다 할 산업군이 발달하지 못해 공단이나 대기업, 일자리를 찾기 힘든 곳이다. 한편으로는 무료한 도시지만 한자어 풀이인 ‘全’ (온전할..
베트남의 일자리는 한국에서 보통 '일한다' 할 때 상상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다. 사무실의 전경, 직장의 위치와 근무환경, 회사 내에서 주어진 역할까지 모든 것이 판이하다. 요즘 들어 스타트업이나 서비스업종 등 도시의 화이트칼라 일거리가 많이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투자 국가이고 대부분의 투자는 전자와 봉제 등 공장 제조업에 집중되어있다. 염가의 인건비로 주 6일을 일하는 베트남에서 반듯한 넥타이를 매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출근하는 풍경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베트남에 가기로 결정하던 순간에도 이런 근로 환경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한 전자회사를 베트남 첫 번째 직장으로 고민할 무렵에야 공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인지할 수 있었다. 아무렴 어떤가, 나는 군대도 다녀왔고, ..
베트남의 일자리는 한국에서 보통 '일한다' 할 때 상상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다. 사무실의 전경, 직장의 위치와 근무환경, 회사 내에서 주어진 역할까지 모든 것이 판이하다. 요즘 들어 스타트업이나 서비스업종 등 도시의 화이트칼라 일거리가 많이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투자 국가이고 대부분의 투자는 전자와 봉제 등 공장 제조업에 집중되어있다. 염가의 인건비로 주 6일을 일하는 베트남에서 반듯한 넥타이를 매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출근하는 풍경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베트남에 가기로 결정하던 순간에도 이런 근로 환경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한 전자회사를 베트남 첫 번째 직장으로 고민할 무렵에야 공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인지할 수 있었다. 아무렴 어떤가, 나는 군대도 다녀왔고, ..

스물 아홉 살 되던 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첫 걸음을 내딛었다. 베트남에서의 첫번째 입국 수속을 마치고 도심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낯설지만 정복해야 하는 도시, 하노이 시내로 향하는 차 안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평소 같았다면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에서 신기함 혹은 호기심 따위의 단순한 감정을 느끼고 말았을 테다. 여행이 아닌 새로운 도전의 현장이자 삶의 터전으로 만나게 된 베트남에서, 나는 그런 쉽고 가벼운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흡사 학업과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입영 통지서를 들고 논산 훈련소로 향했던 과거의 모습과 같았다. 나는 사뭇 진중하고 약간은 근엄한 생각에 잠겼다. 내가 퇴사를 결심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만류했다. 이유인 즉, 구름을 ..
베트남에 오기 전, 나는 소위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인 H사에 다녔다. 높은 연봉과 거액의 성과급 그리고 각종 복지제도까지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이었다. 회사 밖에서는 명함을 주며 어깨가 으쓱해졌고, 출 퇴근길에 목에 건 사원증을 굳이 감출 필요가 없었으나, 다시 회사 안으로 돌아오면 나는 수만 명의 직원 중 한 명의 신입사원일 뿐이며, 거대하고 복잡한 기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나사 조각에 불과했다. 2014년 무더운 여름에 입사했던 직장에 일 년 만에 사직서를 냈고, 이듬해 가을이 오기 전 나는 베트남 하노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둔 건지, 후회하지는 않는지, 왜 하필 베트남에 온 것인지를 물었다. 나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은 연봉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