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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비망록/'08~ 병영일기 (4)
'가지않은 길' 이야기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 흥얼거리는 노랫가락 속의 화개장터처럼 내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이곳 또한 충청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곳으로 충청도 영동을 통하지 않고는 오를 수 없는 경상도 김천의 표고 733M ‘난함산통신소’이다. 좌로는 충청도가, 우로는 경상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 남들이 흔히들 말하는 춘삼월 호시절까지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이곳은 간부 2명과 병사 5명이 옹기종이 모여앉아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곳이다. 내가 군에 오기 전, 아버지를 따라 봄과 가을로 등산을 한 것 처럼, 대다수의 사람들도 종종 등산을 한다. 오르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통해 높은 곳에 올랐을 때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체력, 성취감, 그리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
하늘에 큼지막한 구멍이라도 생겼는지, 답답한 내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며칠째 쉬지 않고 장맛비가 쏟아질 때였다. 괜스레 울적한 마음이 들어, 입대하고 지금 까지 기록해왔던 수첩들을 조심스레 살펴보았다. 군 생활의 추억과 미래의 기약, 휴가에 대한 설렌 맘의 흔적들을 바라보다가 일 년쯤 된 글을 발견한 것이 뇌리에 박혀 사라지지 않았다. “충성! 신고합니다. 이병 엄한결은 2008년 7월 31일부로 이병에서 일병으로의 1계급 진급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8월이다. 에너지 한 칸을 더 채운 나는 대한민국 육군 일병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변한 것은 느끼지 못할 만큼 조금 더 무거워진 전투모와 전투복, 그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두 줄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아련했던 시절도 ..
흔히들 입대 전에 ‘군대 가서 2년 썩고 온다.’ 는 말을 하곤 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낯선 곳으로 보내져 지금까지 겪지 못한 일들을 하고, 숱한 날들을 보내야 한다니,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만약 입대 전만 그렇다면 천만 다행이지만, 군 복무중인 사람이나 군 복무를 끝낸 사람들의 말을 들어봐도 결과는 별반 다를 바 없다. 정부에서는 군의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대부분 이렇다보니 군대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커녕 부정적인 선입관과 ‘썩는다.’ 같은 표현이 생기는 것이 어찌 보면 이상할 일도 아닌듯하다. 아렴풋한 기억의 일부로 남아있을 뿐인 입대 전, 내가 생각했던 군 생활도 ‘그저 썩어져 낭비되는’ 흔한 이미지와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기억 된다. ..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어버린 지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기대하던 그 날 밤, 모든 병영이 잠들어있던 늦은 시각, 어렵사리 교회당으로 향했던 기억이 난다. 기축(己丑)년 새해를 수초 앞둔 그 시각, 예배당에 모여 있던 우리는 대형 스크린에 카운트 되는 숫자를 따라 외쳤고, 이내 '0' 이라는 숫자와 함께 환호했고, 또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달빛조차 가리어져 칠흑같이 어둡기만 했던 그 날 밤, '종로의 보신각' 또한 한밤중의 정적을 깨고 거친 쇳소리로 울려 퍼졌으리라. 사고(思考)가 발달하지 않은 미숙아와, 하루하루의 고된 일상에 지쳐 살아가는 노동자 몇 몇을 제외한다면 대한국민 모두가 종교와 이념, 사상을 뛰어넘어 같은 마음, 같은 생각으로 하나가 된 순간이었을 것이다. 만인(萬人)의 염원 끝에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