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않은 길' 이야기

초막절을 보내며 ('13.09.18) 본문

비망록/'13~ 이스라엘

초막절을 보내며 ('13.09.18)

한결같은 2013. 9. 18. 01:35

예수님은 걷고 또 걸으셨다. 성경을 읽어보면 그렇다. 고작 삼년을 사역하셨을 뿐이지만, 예수님은 정말로 많이 걸으셨다. 갈릴리에서 머무시고, 예루살렘으로 또 옮기셨다.(예루살렘과 갈릴리 사이의 거리는 길이 잘 닦인 오늘날을 가준으로 약 160km, 구글맵 기준 도보로 하루 하고 반나절을 쉬지않고 온전히 걸어야 하는 거리다.) 나사렛으로 가시고 또 사마리아로도 가셨다. 명절이면 어디에 계셨든 또 예루살렘에 오르셨고, 가끔은 요단을 건너 어딘가로 향하시기도 했다. 우리는 성경에서 예수님의 행적과 이동경로를 단 한 두줄로 읽을 뿐이지만, 실로 그 거리는 우리가 이웃동네 마실가듯 걸을 수 있는 거리가 결코 아니다.


내일부터 유대인, 이스라엘의 3대 절기 중 하나인 초막절이 시작된다. 초막절은 마치 우리의 구정과 같은 유대 신년인 나팔절(9월 4일)을 보낸 후 보름 뒤에 시작된다. 먼저는 나팔절 10일 이후, 대대적으로 금식을 하며 죄를 회개하는 대속죄일(9월 14일)을 보내고, 그 이 후로 또 5일이 지나면 계속되온 유대 가을 절기의 하이라이트인 초막절(9월 19일-25일)에 이른다.


레위기 23장 33절 아래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초막절을 지킬 것을 모세를 통해 명하신다. 


"이레 동안 너희는 초막에서 지내야 한다. 이 기간에 이스라엘 의 본토 사람은 누구나 초막에서 지내야 한다. 이렇게 하여야 너희의 자손이,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낼 때에, 그들을 초막에서 살게 한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레위기 23:42, 43 RNKSV)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땅에서 나와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 40년, 초막에서 지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은혜를 경험한 사건을 기념하는 것이다. 출애굽 이후 족히 천년도 더 흐른 예수님 시절은 물론이었고, 그 이후로도 천년이 두번이나 더 지난 지금까지 유대인들은 이 명령을 지킨다. 집앞에, 옥상에, 마당에 초막을 세운다. 때로는 직접 광야로 나간다고도 한다. 세계의 문화와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유대인의 대단한 민족성은 하나님의 말씀인 토라(모세오경)에 근본한 하나님의 명령과 순종에 따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한복음 7장에서 갈릴리에 계시던 예수님은 제자들 몰래(?) 예루살렘에 올라가신다. 초막절을 맞이하러 오르신 것이다. (그래, 이 장면에서 예수님은 160km이상을 걸으셨다, 삼사일간을 꼬박 걸으셨다는말이다.)


나도 지금 초막절을 맞이하여 예루살렘에 오르는 길이다. 출발지는 텔아비브, 요나가 하나님을 피하여 다시스로 달아나려고 했던 욥바라는 곳으로 부터이다. 물론 예수님처럼 열심히 걷지는 않아도 된다. 버스로 한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예수님처럼 걸어야만 예루살렘에 갈 수 있었다면,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단 한번이라도 예루살렘에 오를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영혼들을 만나기 위해 걷고 또 걸으신 예수님, 병든자를 고치시고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160km를 단숨에 걸으신 예수님. 예루살렘에 오르는 버스안, 그 예수님을 묵상해본다.


이번 추석은 초막절의 시작과 정확히 일치한다.(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은, 예루살렘의 한인교회 목사님 댁에서 추석을 맞이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오른다는 고백이다. 한 번에 두가지의 명절을 보내는 느낌, 참으로새롭고 또 신선하다. 


한국에 있든지, 이스라엘에 있든지, 세계 어느나라에 있든지, 밤에는 둥근 보름달이 떠오를 것이다.

밝은 달빛 받으면서 모두가 즐거운 복된 한가위, 초막절 보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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